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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 : 고립의 시대

디스커버더라이프 2023. 3. 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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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의 시대

고립의 시대 : 초연결 세계에 격리된 우리들

총 700 여 페이지중 300페이지가 참고문헌인 책이었다.
외로움의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각종 그럴싸한 논리로 넌 지금 ‘사회적으로’ 외로운 상태야라고 굳이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난 외롭지 않다고 스스로 정의하는 편이었기에, 계속되는 음울한 내용에 책을 덮을 뻔했지만 끝까지 읽어냈다. 


직장 환경의 변화나 코로나로 인해 뒷방 늙은이가 되어버린 것만 같은 감정이

내 잘못이 아닌 그러한 환경에 그저 놓여 있을 뿐이라고 하니

어쩐지 안심이 되다가도 꼭 그렇지만도 않냐 반발심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고립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외로움은 몸을 잠식하고 건강을 해치니 공동체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단다.
'외로움의 경제'라는 키워드는 꽤나 공감이 되었고 이로 인한 새로운 산업의 출연에 대한 예상도 납득이 된다.

 

나는 책에서 언급한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었나.

대만 주재원을 시작하고 1년 쯤 적응기간이 끝났을 때 퇴근을 하고 집을 들어서면

말이 통하지 않는 공간에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이러다 내가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면 누가 나를 챙겨줄지 같은 막연한 공포심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

급기야 일을 하다가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갑상선 이상 판정을 받아 한달을 출근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내 집안에 고립된 것이다. 
알 수 없는 어지러움증에 고통받다 일주일의 휴가를 받고 한국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 기간 동안 병원 검사 몇 번을 제외하면 가족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잘 먹고, 잘 쉬었을 뿐이다.
놀랍게도 일주일 만에 어지럼증이 사라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당시에는 향수병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다.

책을 읽다 보니 지독한 고립감과 외로움에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게 아니었나 싶다.

 

최근에 자율근무를 하는 직장을 다니며,

자발적 고립 또는 은둔의 생활을 2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

일을 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스런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환멸을 느꼈던지라

내가 선택한 자발적 고립의 삶이 나를 충만하게 해줄 거라고 기대했었다. 

나 같은 사람(?)은 차라리 고립이 더 낫다 생각했다.

재택을 시작하고 일년 쯤 지났을 때 부터 몸이 자주 아팠다.

공허함, 알수 없는 불안감이 온 정신과 몸을 지배하는 시기가 잦아졌다.
마침내 깨달았다.

내가 단지 맞지 않는 사람이나 관계를 피했을 뿐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관계를 없다 치고 살 수 없음을.

 

책을 통해서 내가 느꼈던 부정적 상황이나 감정에 대한 상당 부분의 상황적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마주할 고립을 사전에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점에 대해 작가에게 약간은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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