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기

집으로...

디스커버더라이프 2002. 4. 15.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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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리포트때문에
영화를 보러갈 처지가 아님에도 없는 시간을 쪼개 극장엘 갔다...

너무 보고픈 영화였건만..
리포트를 써야할 막중한 부담감에...
그리 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았는데....

영화가 시작되고는 그런 맘은 금새 사라져 버렸다...

롤러브레이드와, 치킨과, 로버트 애니메이션 카드를 좋아하는 상우...
그런 상우는 생활고때문에 한번도 본적이 없는 할머니에게 맡겨진다...
할머니가 계신 곳은 기차타고 버스타고 도착한 오지 산골 마을...
게다가 할머니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시는 추레하고 허리굽은 분이시다...

엄마와 떨어진 상우는 이런 할머니에게 악동이 부릴 수 있는
온갖 심술을 다 부리고...
할머니는...
그런 상우를 넓고 깊은 마음으로 감싸안는다..

어느 덧 할머니와 함께할 시간은 끝나가고, 이제 상우도..
할머니가 얼마나 소중한 분인지...
할머니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깨닫고는
떠나는 마지막 길에 눈물을 흘린다...

영화는 정말이지도 진부한 소재와 결말이 뻔히 보이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정향 감독은 얄밉게도 적절한 웃음과 감동을
영화 곳곳에 배치하여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상우의 심술과 할머니의 수난에 웃음짓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우처럼 할머니의, 어머니의, 자연의 위대함과 큰 사랑을 느끼고
눈물을 짓는다...

난 특히나 눈물이 많이 나왔다..
어린 시절 친할머니 손에 큰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할머니에 대한 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지금도 힘든일이 생기면, 마음 깊숙히에서 할머니에게 기도를 한다...
'할머니,,, 정현이 보살펴 주세요...잘 되게 해주세요...'
아직도 내 꿈에 종종 보이시는 울 할머니는
살아생전에도 나를 정말 이뻐하셨다...

어느 부모나, 할머니나...자식에 대한 사랑은 더할 것도 덜 할 것도 없기에..
사람들은 집으로...를 보면서 눈물짓고, 감동을 받는다...

영화는 다시 혼자가 된 할머니가 느릿느릿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과 함께 막을 내린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편안한 안식처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집처럼,
할머니도 그 집안에서 하나가 되어 우리를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

집으로는 유명 연기자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수 많은 무명 연기자들에 의해 더욱 빛나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어설프기 그지 없는 그들의 연기속에서 나는 이웃을, 농심을, 순수를 발견했다..
거기에 라병구 씨네 '소'...(와 강아지..)
그들을 어찌 빼놓을 수 있으리..
자막이 올라갈 때 울다가 웃느라고 무지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도 할머니역을 하신 분..(이름은 몰겠넹..-_ㅠ)
평생 단 한편에 영화도 안 보셨다던데...정말이지..
할머니는 삶의 질곡이 가득한 얼굴의 주름살 만으로도...
굽은 허리 만으로도...충분히 우리의 가슴을 적셔줄 연기를 보여주신 듯하다..

마지막으로, 상우를 연기한 유승호 어린이..
얼마전에 특집극 {가시고기}라는 드라마에서 진작 그의 연기력을 알아챘었다.
한국의 할리조엘오스먼트라고 불린다지...
잘 생긴 것이, 연기까지 잘하다니...요즘 애들은 정말 무섭다..^^;;

감독의 의도적인 '감동주기'가 살짝 엿보이긴 하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영화, 집으로...
안 보신분들 꼭 가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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