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기

킬러들의 수다

디스커버더라이프 2001. 10. 2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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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은 이전부터 얼굴이 익었었다.
그가 기막힌 사내들과 간첩리철진의 감독이란 건 얼마전에야 알았지만..
예전에 애청프로였던 [순풍산부인과]에서 정말 썰렁하면서도 웃긴 역할로 나왔었던 걸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암튼..얼마전에 모 영화프로에서도 봤었는데...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닌 듯 했다...사고방식이나, 행동들...등 등...

암튼...킬러들의 수다에서도 그런 그의 역량이 맘껏 과시되는 듯하다...

영화에서는 네 명의 킬러가 등장한다.
한치의 오차도 없을 듯한 대장 신현준과, 사격에 능한 정재영(이름이 맞는 지 몰겠다..), 폭발 전문가인 신하균, 그리고 컴퓨터 천재인 원빈....
아...이 얼마나 캐스팅 만으로도 빛나는 군단인가!!

하지만, 이 킬러들은 어딘지 모르게 어리버리하다.
킬러라면 냉혹한 살인자 정도쯤으로 그려져야 익숙한 우리들에게 그들은 임산부에겐 총을 겨누지 못하고, TV 뉴스 앵커에게 넋이 나가는가 하면(하핫, 이때의 그들의 표정이란~!), I never miss you를 '나는 절대 미스유가 아니다'라고 해석해버린다..(그것도 사전을 뒤져가며...)

아무튼...그런 그들의 행동, 대화, 표정 등을 통해 영화는 많은 웃음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특히 그 중에서도 대사가 없고 행동이나 타이밍으로 웃음을 주는 방식은 독특했던 것 같다....

영화에서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조금은 느슨해진 신현균의 연기였다.
초반부에선 한치에 오차도 없을 듯한 표정을 보여주다 어느 순간 어벙한 표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그런 옆모습은 길게 말린 속눈썹과 함께 어찌나 천진해 보이던지..)

그리고 또 하나 나에게 감동(??)을 준 것은 바로 원빈이다....
이때껏 그냥 잘생긴 스타라고밖엔 생각을 안 했는데, 영화를 본 후 바로 원빈의 팬이 되어버렸다.
처음 캐스팅을 봤을때만 해도 그냥 덤으로 관객에게 선사하는 잘생긴 얼굴 쯤으로 생각했지만...영화속에서는 화면에 담겨 있는 것만으로도 그의 캐릭터가 물씬 풍겼다.
그가 사랑에 대해 웅변(??)을 하는 모습을 보고 웃지 않았던 사람은 아마 없었으리라...(난 그때 울면서 웃었다...그리고 생각했다...저 연기하면서 NG를 얼마나 냈을까??? ^^*)
암튼...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듯한 원빈의 캐릭...넘 맘에 든다!!

그외에 눈빛이 살아있는 신하규이랑 이름과 얼굴이 낯선 정재영(??)인가 하는 사람도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빛낸 배우들였다..

참..검사역을 맡은 날카로운 눈빛의 정진영 아저씨도 빼 먹을 수 없다...여러 영화에서 개성있는 역할로 여러번 봤었는데....갈수록 그 개성이 더해지는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동안...내용이 계속 끝도 없이 진행되는 것 같아...도대체 어떻게 끝을 맺을지, 무지 걱정하며(??) 봤었던 것 같다....
그냥 웃음만 주고 대충 끝내버릴까봐서...
하지만, 영화는 그런대로 깔끔하게 끝났고, 나도 기분 좋게 극장을 나올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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