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기

마야(12살 소녀에겐 너무나 가혹한...PIFF에서)

디스커버더라이프 2001. 11. 1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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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의 끔찍한 비명과...
그녀의 오빠로 보이는 소년의 절규로 영화는 시작한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굳게 닫힌 저 문 안에서 소녀는 비명을 지르고 있고,
소년은 동생을 구해달라고 문을 두드리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심하게 얻어 맞는다...
"이, 가문을 더럽히는 놈!!"

어른들에게서 소녀를 구할 수 없는 소년은... 그냥 마냥 뛸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을 지나서, 들판을 지나서, 그렇게 뜀박질을 한다....

그러다 갑자기 화면이 바꼈다...
마야와 그 오빠 산제이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유복한집 자녀다...
아니, 사실 마야와 산제이는 사촌간이다...
어려운 마야의 집안 형편때문에 산제이의 집에서 맡아져 길러지고 있다...
그들은 사소한 장난을 치거나 근처 작은 숲으로 탐험을 즐기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화는 한참동안 그런 그들의 일상을 아름답고 평화롭게 보여준다....
이런 저런 작은 웃음들도 곁들여서.....
자주 볼 수 없는 인도의 정취에 취해서 나는 초반의 비명 따위는 잊고, 영화에 열중했었다....

하지만...마야의 초경과 함께...그런 일상을 깨져버리고 만다...
산제이의 부모는 마야의 성인식을 위해서 그녀의 친부모(사실은 동생네 부부이다)에게 그녀를 데려가고, 그곳에서 사제를 만나는 등 잔치를 위한 부산한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마야는 예전처럼 오빠나 동생과 신나게 놀고 싶지만, 그러질 못한다..
하지만, 얼굴엔 언제나 천진한 웃음 뿐이다....

성인식이 되기 전까지의 일상도, 그 전과 달라진 것 없다...
언제나 마야와 산자이는 부모의 눈을 피해서 자연 속을 탐험하고...
친구들과 뜀박질을 한다....

드디어, 성인식날....
갑자기 인도 특유의 엄숙한 음악(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아차..갑자기 초반의 그 비명이 생각이 났다...
네 명의 사제(신의 은총을 대신 내려 줄....??)들이 이상한 주문과 함께 마야를 커다란 문이 있는 저쪽 방으로 데려간다.....

첫장면과 같이...
마야의 비명이 들려오고, 산제이는 동생을 구해달라고 울부짖는다...
아버지는 산자이를 호통을 쳐서 쫒아보내고...
잔치(?)에 온 사람들은 아무일도 없다는 듯 맛있게 식사를 하고....
마야의 엄마는 그들에게 음식이 맛있는지 물어본다.....

저쪽 방에서..
마야는 네명의 사제들에게 번갈아가며 강간을 당하고 있다...
그들은 신의 은총을 대신 내려주는 거라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

그 때부터 나는 이전에 본 평화로운 장면들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너무나 평화로왔던 그 장면들은 지금의 장면과 너무 대조적이지만...
그 또한 처절하게만 기억된다....

의식이 끝나고, 신의 은총을 주신 사제에게 부모는 너무나 감사하고,
마야는 말을 잃는다.....아니, 웃음을 잃는다...

인도의 오래된 관습이라지만,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어린 소녀에게 저 무슨 가혹한 행위란 말인가???
소녀의 비명에도 아랑곳않는 사람들과, 그 부모들...
오히려 사제에게 감사하고 있는 그들...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한 화면은....영화의 내용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뿐이다....

이제...마야와, 산제이는 헤어져야 한다..
마야는 친부모에게 남고, 산제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마지막 자막이 흘렀다..
"어떤 문화적, 종교적 이유로도 아동을 학대할 순 없다."

영화에선 계속적으로 도마뱀이 나오는데...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궁금증으로 남아있지만...

인도의 지방에서만 내려오는 관습이라지만...
어쨌든, 거기서 태어나지 않은 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멋진 영화를 봤지만....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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