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일기

멀홀랜드 드라이브(PIFF에서...)

디스커버더라이프 2001. 11. 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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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이야기가 시작되는 공간인 LA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고급 주택가의 한적한 도로.
그곳을 지나는 리무진 뒷좌석에 앉은 검은 머리 미인은 살해되기 직전이다.  하지만 맞은편에서 오던 차가 들이받는 바람에 목숨을 구한 그녀는 언덕 아래 집에 몸을 숨긴다.

자동차 사고로 기억을 잃은 그녀는 이 집에서 만난 금발의 여자(베티)에게 도움을 청하고 둘은 사라진 기억을 찾아나서는데...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블루벨벳, 트윈픽스, 로스트 하이웨이로 이어지는 린치표의 뚜렷한 작품이다. 앞뒤가 뒤틀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전개, 붉은 커튼 뒤의 악마, 텅 빈 객석을 향해 흘러나오는 복고풍의 노래  등에서 그만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에 보았던 <로스트 하이웨이>가 생각난다...
어린시절(??) 트윈픽스를 넘나 재밌게 봤었던(물론 TV 시리즈 였다..영화도 봤지만...너무 어려워서 그냥 스타일만 감상했던 것 같다..) 나는, 개봉 당일 표를 끊었었는데...막상 극장안을 들어서니,,,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쌍쌍이 앉아있었다...아마도 '야한영화'라는 입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리라...
어찌됐던...나는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거기에 푹 빠졌었다...
아..저걸 보고 린치스탈이라고 하는구나...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런데, 막상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내가 무엇을 봤는지 전혀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저 그가 상상하는 것들을 몰래 훔쳐봤구나 라는 생각 밖엔.....
이번, 멀홀랜드는 그에 비하면, 관객들에게 꽤 친절하게 이것저것들을 설명해 주고 있고, 이전작에 비해 밝고 유머러스하다...

리타(깡장머리)와 베티(노랑머리)가  잃어버리는 기억을 찾는 과정 중에 등장하는 많은 에피소드들은, 이후 일어나는 모든 일에 실마리가 되고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확실한 건 감독만이 알지 않을까 하는...-_=;;)
갑자기 장면이 전환되며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환상(혹은 상상???)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급작스럽게 빨라진다.
이 때부터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이야기를 짜 맞추느라고 엄청 많은 부분을 놓쳐서 더욱 혼란 스럽다.

어쨌든... 영화는 두 여자의 사랑이야기다..
잘나가는 배우 카밀라(깜장머리)와 그녀의 연인인 다이안(노랑머리)...
하지만, 카밀라에게 다이안은 그저 스쳐지나간 연인 중의 하나다..
카밀라에겐 곧 감독애인이 생기고, 다이안은 자신의 연인을 잃는 것이 두려워 전전긍긍한다....
연인의 철저한 배신앞에... 다이안은 카밀라를 없애는 것으로 그녀를 자신만의 소유로 하고자 한다....

연인의 죽음 앞에서...
이제 그녀는 환상속에 빠진다...
다이안은 곧 멋진 배우가 될 베티가 되고....
카밀라는 다이안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기억을 잃어버린 리타가 되어서 그녀를 찾아온다...

이렇게 영화는 또 처음부터 시작한다.

영화는 넘 어려웠고, 그래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버거웠지만...멋진 영상과 색..그리고 음악으로 관객들을 단단히 잡고 있다...
또한 환상과 현실속에서 완벽한 대조를 이루는 멋진 두 여자!  절대로 눈을 뗄 수 없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절대로 다른 생각은 하지 말자!
서서히....그리고 깊숙히, 기억의 충격으로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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